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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주 (저항시인, 송몽규, 흑백) 윤동주는 저항 시인인가, 아닌가. 이 논쟁은 영화 '동주'가 개봉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완전히 정리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 질문을 처음 진지하게 마주한 게 바로 이 영화 앞에서였습니다. 흑백 화면으로 펼쳐지는 두 청년의 이야기는, 제가 교과서로만 알고 있던 '시인 윤동주'를 완전히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들었습니다.저항시인이라는 수식어, 그 안의 균열윤동주 시인에 대한 평가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일제강점기에 맞선 저항시인이라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그는 단지 개인적 성찰을 추구했던 서정 시인이었다는 시각입니다. 저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당연히 전자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영화를 직접 보고 나니, 제가 그동안 얼마나 단편적으로 그를 소비해 왔는지 부끄러워졌습니다. 영화는 그 두 가지 .. 2026. 4. 9.
모가디슈 리뷰 (소말리아, 신파, 류승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남북한 소재 영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또 그 패턴이겠구나" 싶었거든요. 눈물 짜는 신파, 억지 감동, 태극기 휘날리는 엔딩. 그 공식에 지쳐있던 저로서는 반신반의하며 극장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든 생각은 단 하나였습니다. "류승완 감독이 이걸 만들었다고?"1991년 소말리아, 그 사건이 영화가 되기까지일반적으로 남북한 소재의 영화는 이념 갈등을 전면에 내세운다고 알려져 있지만, 영화 모가디슈는 그 공식을 처음부터 거부합니다. 배경은 1991년 소말리아 내전입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UN 가입을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표를 얻어야 하는 처지였고, 그 일환으로 소말리아에 대사관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여기서 UN 가입 문제란, 냉전 시절 남북한이 .. 2026. 4. 8.
스윙키즈 (포로수용소, 탭댄스, 이념갈등) 전쟁영화는 무겁고 칙칙할 것 같아서 꺼려지는 분들, 혹시 계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디오가 나온다는 말에 반쯤은 사심으로 극장을 찾았고, 반쯤은 예상 밖의 감정으로 나왔습니다. 2018년 겨울 개봉한 스윙키즈는 한국전쟁 시기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댄스 드라마입니다. 무겁고 아픈 역사 위에서 탭댄스가 울린다는 설정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보고 나면 왜 하필 춤이었는지가 조금씩 이해됩니다.실화에서 출발한 픽션, 그 경계선스윙키즈의 원작은 소설 '로기수'입니다. 스위스 출신 사진작가 베르너 비숍(Werner Bischof)이 실제로 촬영한 사진 한 장, 즉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춤을 추는 북한군 소년 포로의 모습에서 출발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픽션(fiction), .. 2026. 4. 7.
국가부도의 날 (외환보유고, 모라토리엄, 공감) 영화를 보고 나서 제일 먼저 한 게 왓챠 앱을 켠 일이었습니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시리즈를 검색하면서 '나는 돈에 대해 너무 모르고 살았구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다룬 영화인데, 보고 나면 경제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영화에서 가장 서늘했던 장면은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이 외환보유고를 들여다보는 부분이었습니다. 외환보유고란 국가가 보유한 외화 자산 총액으로, 수입 대금 결제나 외채 상환에 직접 쓰이는 국가 재정의 최후 방어선이라고 보면 됩니다. 당시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9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지기 직전이었고, 그 수준에서는 수입 대금을 정부가 보증하지 못하는 상황, 즉 사실상의 국가 부.. 2026. 4. 6.
인천상륙작전 (영화 배경, 첩보 작전, 역사 고증) 솔직히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제목에서 기대했던 것과 실제 내용이 꽤 달라서 당혹스러웠습니다. 인천 상륙 장면은 후반부에 가서야 잠깐 나오고, 영화 대부분은 총성이 오가는 첩보 작전 이야기였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화면에서 눈을 떼기가 어려웠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려 합니다.1950년 9월, 전황이 뒤집힌 그 작전의 배경당시 대한민국 국군과 유엔군은 낙동강 방어선, 즉 부산 인근까지 밀려 최후의 보루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낙동강 방어선이란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낙동강을 따라 구축한 최후 저지선으로, 이 선이 무너졌다면 대한민국의 존속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었습니다. 역사적 기록을 보면 당시 국군과 유엔군은 전체 국토의 90% 이상을 내준 상황이었습니다(출처: 국가보.. 2026. 4. 5.
연평해전 영화 vs 실화 (배경, 고증 오류, 역사적 의의) 월드컵 열기가 온 나라를 뒤덮던 2002년 6월 29일, 그날 연평도 앞바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시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영화 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복잡한 심정이었습니다. 실화의 무게는 분명했지만, 그 무게를 영화가 온전히 받아내고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였으니까요.2002년 그날의 배경, 우리가 몰랐던 이유제2차 연평해전(第二次 延坪海戰)은 2002년 한일 월드컵 3·4위전이 치러지던 날, 북한 해군 경비정의 선제 기습으로 시작된 교전입니다. 여기서 제2차 연평해전이란, 1999년 1차 교전에 이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벌어진 두 번째 서해 교전을 뜻합니다. 참고로 이 전투는 2008년 이전까지 '서해 교전'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가, 그해 4월에야 비로소 제1·2차 연.. 2026.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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