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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후기, 시리즈 최단인데 감정은 최고였다

오영어 2026. 8. 6. 04:05

목차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해리가 울부짖을 때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시리우스 블랙의 죽음을 바로 눈앞에서 바라보는 해리의 감정이 저에게 간접적으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시리우스, 해리와 감정이입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시리우스 블랙 해리포터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바로 시리우스 블랙의 죽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 당시 너무 감정이입이 됐던 나머지 저도 울컥하면서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해리는 계속 혼자서 모든 고민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자신의 고통을 누구와도 나누려고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볼드모트의 부활을 세상에 알리면서 온 세상 사람들이 그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호그와트의 동급생들조차도 그를 믿어주지 않습니다. 물론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런 해리를 잘 알기에 같은 편에서 도와주려고 하지만 그것조차도 해리는 믿지 못합니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은 덤블도어와 시리우스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덤블도어는 해리를 마주치려고 하지 않고 피해 다니기만 했고 결국 해리에게 남은 사람은 시리우스뿐이었습니다.

    시리우스는 3편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도 나왔지만 해리의 아버지인 제임스 포터의 친구이자 해리의 대부로 나옵니다. 어떻게 보면 해리의 마지막 남은 가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해리는 시리우스에게 더 의지를 하게 되고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지금 시리우스만이 유일한 자기편이었습니다. 비록 만남은 짧았지만 시리우스에 대한 해리의 유대감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고 해리는 앞으로의 미래를 더즐리 가족이 아닌 시리우스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시리우스의 죽음을 바로 눈앞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시리우스가 죽는 순간 울컥해서 정말 입을 틀어막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해리가 울부짖을 때는 정말 제가 해리가 된 것처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해리의 상황에 깊이 감정이입을 했던 것 같습니다. 소설에서는 시리우스가 죽은 후 해리는 죄책감에 빠져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오래도록 보여주며 감정을 끝까지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금방 기운을 차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는 당찬 모습을 보여주어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5권이 137분, 시리즈 최단 시간 영화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미스터리 부서 예언의 방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시리즈 중에서도 내용이 제일 많은 편입니다. 소설책으로는 5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페이지 수만 따지자면 766페이지로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러닝타임은 137분으로 시리즈 중 가장 짧습니다. 그만큼 축소되고 삭제된 내용이 많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중에서 삭제돼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마법부의 미스터리 부서 장면이었습니다. 소설에서는 이 부분을 상당히 디테일하게 표현하면서 해리가 꿈에서 보았던 장소를 찾기 위해 힘을 합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러 개의 문이 있는 중앙 홀에서 모든 문을 열어보며 공간을 확인하고 결국 예언의 방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예언의 방에서 죽음을 먹는 자들을 만나며 쫓기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공간을 헤쳐나가며 극적인 상황을 연출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단 하나의 문만 열고 바로 예언의 방으로 들어가고 쫓기는 상황에도 바로 제단의 방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소설을 읽을 때 다양한 공간에서 아이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는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또 이 영화의 아쉬운 부분은 설정 오류가 있다는 점입니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소설을 영화로 만들면서 삭제되고 각색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최대한 원작의 설정은 파괴하지 않고 제작을 했었는데 이번 편에서는 설정 파괴가 발생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불사조 기사단이 해리를 데려가는 장면에서 런던 시내를 빗자루로 타고 활보를 하는 부분입니다. 소설에서는 투명 마법을 쓴 후 하늘 높이 날아가기만 하는데 영화에서는 투명 마법도 없이 런던 시내 한복판을 그냥 날아다닙니다. 또 다른 부분은 시리우스 블랙이 제단의 방 전투에서 해리를 제임스로 착각하고 "잘했다, 제임스!(Nice one, James!)"라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시리우스는 어떤 경우에도 해리를 자신의 친구인 제임스와 동등하게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착각한다는 것은 심각한 설정 파괴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착각의 말이 시리우스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리에게 한 마지막 말이었다는 사실이 더 가슴 아프게 느껴집니다.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 투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그 궁금증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소설을 읽고 영화를 다시 봤을 때 편집의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해리의 예언에 대한 내용인데 영화에서는 해리가 자신의 예언을 들자마자 바로 예언이 흘러나옵니다. 그러던 중 예언이 중간에 끊기고 루시우스 말포이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끊어진 예언의 뒷부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 내용이 편집이 된 것입니다. 왜 그렇게 편집을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로 인해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설에서는 예언의 구슬에서는 예언이 흘러나오지 않고 도망을 치다가 결국 예언은 듣지 못하고 구슬이 깨뜨립니다. 그리고 덤블도어가 소설의 마지막에 해리에게 예언의 내용을 전부 알려줍니다. 영화에서도 구슬을 통해서 바로 예언의 전체 내용을 들려주었다면 관객의 입장에서 좀 더 높은 몰입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프레드와 조지의 대소동, 답답한 속이 뻥 뚫린 순간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프레드 조지 위즐리 폭죽 소동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명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쌍둥이 위즐리 형제의 대소동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엄브릿지 교수의 횡포에 호그와트 학생들 모두 힘들어하고 있는 순간 프레드와 조지 형제가 호그와트를 그만 둘 각오로 엄브릿지 교수를 골탕 먹이고 도망을 갑니다. 엄브릿지는 마법부가 장관의 직권으로 호그와트로 보낸 교수였는데 장관을 등에 업고 기고만장한 학교 생활을 합니다. 그러다 덤블도어의 교장 자리까지 차지하게 되고 호그와트를 마치 감옥처럼 만들게 됩니다.

    자유로웠던 호그와트의 분위기에 엄청난 금지 규정을 만들면서 학생들과 교수들의 모든 일들에 통제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규정들을 학교 벽면에 부착하면서 자신의 권위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때 프레드와 조지 형제는 어차피 학교 졸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학교를 그만둘 각오로 엄브릿지를 골탕 먹일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OWL 시험 당일 위즐리 형제의 소동이 시작되고 엄브릿지는 시험 감독을 하다가 도망을 갑니다. 그러다 벽에 있던 모든 규정 액자들이 깨지는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그때 느낀 통쾌함을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마치 고구마 100개를 먹은 것처럼 속이 답답한 상황이었는데 그 속을 뻥 뚫어 준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도 설정 오류가 있긴 합니다. 위즐리 형제는 장난을 좋아하긴 하지만 남에게는 피해를 입히지 않는 배려심이 깊은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OWL 시험은 마법사의 인생이 걸려있는 중요한 시험인데 이 시간에 소동을 일으켰다는 부분이 심각한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어 희열을 느끼게 한 점은 정말 칭찬할 부분입니다.

    소설책 5권이나 되는 가장 많은 분량을 러닝타임 137분의 가장 짧은 시간으로 만든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영화는 아쉬운 부분도 많이 있지만 포인트가 되는 부분에서는 극적인 연출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감정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에서는 분명 칭찬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