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9 덕혜옹주 (역사 왜곡, 망국의 황녀, 귀국 거부) 비운의 황녀가 정말 '불쌍한 존재'이기만 할까요? 영화 를 보고 나서 저는 한동안 이 질문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슬프다, 안타깝다로 끝낼 수 없었습니다. 인간 덕혜에 대한 연민과 옹주 덕혜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서,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역사 왜곡 논란, 그리고 그 안의 진짜 맥락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원작은 소설입니다. 때문에 사료(史料)와 다른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여기서 사료란 역사적 사실을 판단하기 위해 활용하는 문헌·유물 등 1차 자료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속에서 고종은 어린 딸을 "덕혜"라고 부르지만, 실제 역사 기록에 따르면 '덕혜(德惠)'라는 봉호(封號)는 이복 오빠 순종황제가 고종 사후 2년 뒤에 내린 것입니다.. 2026. 5. 2. 영화 파일럿 리뷰 (편견, 조정석 연기, 페미니즘)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여장 남자가 주인공인 코미디라는 설정 하나만으로 이미 마음속에서 지워버렸죠.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제 예상이 꽤 많이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그리고 김한결 감독의 연출이 제 편견을 정면으로 깨뜨렸습니다.편견으로 시작된 관람, 그리고 반전일반적으로 여장 남자 소재의 코미디 영화는 유치하고 요란하기만 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한국 코미디 영화 전반에 대한 편견과 맞물려서 더 강하게 작용합니다. 핸섬 가이즈처럼 간혹 기대 이상의 작품이 나오기는 해도, 저는 여전히 이 장르에 대해 방어막을 치고 극장에 들어가는 편입니다.그런데 막상 자리를 잡고 앉았더니 데드풀 관람 때보다 관객이 두 배는 많았습니다. 그 순.. 2026. 4. 28. 82년생 김지영 리뷰 (원작 비교, 페미니즘, 연출) 원작 소설을 읽고 나서 "이걸 어떻게 영화로 옮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은 채 극장 문을 열었던 기억이 납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앉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걸 바라보며 든 첫 생각은 의외로 복잡했습니다. 페미니즘 논란 작품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섣불리 판단받는 게 안타깝기도 했지만, 영화 자체를 들여다보면 짚어야 할 지점이 분명히 있었습니다.원작과 영화, 무엇이 달라졌나원작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지영의 유년 시절부터 결혼, 출산까지 일대기를 시간 순으로 나열하는 연대기적 서술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연대기적 서술이란 사건이 일어난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독자가 인물의 성장 배경을 단계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영화는 엄마가 된 지영의 현재부터 시.. 2026. 4. 26.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