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전작이 나름대로 흥행과 재미를 모두 잡으며 선전했기에, 오히려 두 번째 이야기에서 전작의 명성을 망쳐버리는 형편없는 속편들을 너무나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극장에 앉아 뚜껑을 열고 보니 생각보다 할 말이 꽤 많이 생기는 작품이었습니다. 권상우, 성동일,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이광수가 만들어낸 코믹한 시너지는 분명히 생생하게 살아 있었고, 동시에 추리극으로서 지닌 태생적인 한계도 명확하게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광수의 합류가 신의 한 수가 된 세 배우의 앙상블 코미디
제가 직접 극장에서 보면서 가장 먼저 안도했던 부분은 이광수의 합류가 생각보다 전혀 어색하지 않고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영화에서 새롭게 등장한 이광수의 캐릭터 '여치형'은 전직 사이버 수사대 에이스이자 현재는 무허가 멘탈 타투를 운영하는 불법 도청의 달인으로 나옵니다. 처음에는 기존의 단단했던 권상우와 성동일의 콤비 라인 사이에 낀 제3의 인물이 혼자 너무 튀어서 극의 균형을 깨뜨리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보면 볼수록 특유의 억울하면서도 능청스러운 허당 연기가 캐릭터의 옷을 완벽하게 입고 있었습니다.
한 명의 원톱 주인공이 극을 끌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캐릭터가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면서 서로 충돌하고 보완하며 유쾌한 웃음을 만들어내는 앙상블 코미디의 형식을 영화는 아주 영리하게 활용합니다. 권상우가 철없이 들뜨고 오버할 때 성동일이 베테랑의 무게감으로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고, 그 틈새에서 이광수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나와 엇박자 웃음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극에 활력 넘치는 리듬감이 생겨납니다.
세 배우 모두 웃음이 터지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치고 빠지는 코미디 감각이 대단히 뛰어난 덕분에, 대사들이 억지스럽지 않고 찰지게 감깁니다. 특히 성동일이 특유의 진지하고 서늘한 톤을 유지할 때, 역설적으로 가장 큰 폭소가 터져 나오는 장면들은 이 영화가 가진 확실한 매력 포인트입니다.
관객의 생각할 여지를 차단한 추리극으로서의 짙은 아쉬움
하지만 이 영화를 '추리극'이라는 장르적 잣대로 엄격하게 바라보면 아쉬운 기색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탐정'이라는 제목이 주는 본질적인 기대치, 즉 화면 속에 흩어진 단서들을 조합해 논리적으로 결론을 도출해 내는 과정에서 오는 짜릿한 뇌섹미와 쾌감이 희미하기 때문입니다. 정석적인 탐정물이라면 관객에게 단서를 넌지시 던져주며 능동적인 추측을 유도하고, 그 예측이 맞아떨어지거나 기발하게 뒤집힐 때 카타르시스가 생겨나야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들이 관객보다 훨씬 앞서 나가 범인의 정체와 트릭을 말 설명으로 직접 친절하게 다 알려주는 방식을 택합니다. 결과적으로 관객이 스스로 추리하고 몰입할 여지를 차단해 버리는 셈입니다.
실제로 극 초반 병원 원장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이미 부유한 후원자들과 젊은 운동선수들의 기묘한 조합이 화면에 잡히는 순간, 장기밀매로 이어질 사건의 전체적인 얼개와 배후가 너무 쉽게 예측 가능해집니다. 이후 전개될 사건을 은밀하게 암시해야 할 복선들이 너무 노골적이고 선명하게 깔려 있었던 탓입니다. 잘 정돈된 반전은 나중에 "아!" 하는 탄성을 자아내지만, 패를 너무 일찍 보여주면 추리의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관객이 직접 단서를 쫓기보다 주인공의 해설을 따라가야 하는 전개 방식,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맴도는 사건의 밀도, 그리고 후반부 거대한 액션 시퀀스가 기대를 잔뜩 주다가 다소 흐지부지 마무리되는 클라이맥스는 짙은 불호를 남깁니다. 여기에 주인공들의 가정사 갈등 서사까지 메인 사건 플롯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겉돌면서, 코미디와 스릴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어느 쪽도 완전히 움켜쥐지 못한 하이브리드 장르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시트콤 같은 매력
이런 장르적 약점들을 잔뜩 열거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락 영화로서 <탐정: 리턴즈>가 가진 대중적인 재미만큼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극 초반 30분 동안은 마치 웰메이드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배를 잡고 낄낄거릴 수 있으며,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의 스케일이 묵직하게 커지면서 상업 영화로서의 흡인력을 확보합니다.
여기에는 전작 <미씽: 사라진 여자>라는 아주 묵직하고 서늘한 스릴러를 연출했던 이언희 감독의 역량이 슬쩍 묻어납니다. 사건의 껍질을 한 겹씩 벗겼을 때 드러나는 어두운 범죄의 구조는 감독 특유의 장르 소화 능력이 빚어낸 성과입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웃음 코드가 자극적이거나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혐오 방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철저하게 캐릭터가 처한 황당한 상황과 곤란한 처지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상황 코미디 위주로 극을 채운 덕분에,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온 가족이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관객들이 코미디 영화에서 가장 만족감을 느끼는 요소가 '캐릭터 간의 유쾌한 관계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탐정: 리턴즈>는 그 기준을 아주 영리하게 충족시킨 웰메이드 오락물입니다.
요약하자면, 이 영화는 훌륭한 코미디 영화이지만 아쉬운 추리 영화입니다. 치밀하고 지적인 두뇌 싸움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심심하겠지만, 웃음 장벽이 낮은 친구나 가족과 함께 주말에 부담 없이 웃을 수 있는 가벼운 무비를 찾는다면 이보다 더 안전하고 유쾌한 선택지는 없을 것입니다. 다음 편이 제작된다면 부디 추리의 밀도를 조금만 더 팽팽하게 끌어올려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사랑스러운 탐정 시리즈의 행보를 계속해서 응원하고 싶습니다.